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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3일간 갇혀 지낸 초등생 딸, ‘신종플루’가 미운 이유

by 광제 2009.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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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갇혀 지낸 초등생 딸, ‘신종플루’가 밉다

<온통 신종플루 관련내용으로 가득차 있는 학교 홈페이지 첫화면>

딸애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급기야 집안이 떠나갈 듯이 괴성을 질러댑니다. 신종인플루엔자 확진환자가 발생하여 등교중지 사태가 시작된 첫날의 덤덤했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꼼짝달싹도 못하게 집안에 갇힌 채 3일 째를 맞은 딸애, 등교를 못했던 것은 그렇다 치고 외출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자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졌습니다. 때문에 학부모들까지도 극도로 예민해지기는 마찬가지, 반면 확진판정을 받은 자녀를 둔 학부모는 얼마나 쓰라린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제주지역은 전염병에 있어서만큼은 언제나 청정지역임을 자랑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종플루의 경우는 다릅니다. 16일 현재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수가 무려 147명으로 제주전역이 초비상사태에 빠진 것입니다. 확진환자, 또는 추정환자가 발생하는 학교에서는 당연히 등교중지령이 내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을운동회, 소풍도 취소

딸애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2일 확진환자 1명과 추정환자 2명이 발생하여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확진환자와 같은 학년의 전학급, 그리고 추정환자의 같은 반 등 일부 어린이에 한하여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진 것입니다. 학교측에서는 더 이상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취해진 조치라고 하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말라.”는 유의사항 때문에 3일간을 꼬박 집안에 박혀 지내야 했던 어린마음에는 신종플루가 정말 미울 수 밖에 없습니다.

드디어 오늘은 3일간의 방학 아닌 방학을 마치고 등교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딸애에게는 또 하나의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손꼽아 기다려 오던 가을운동회와 소풍이 취소된 것입니다. 가을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였던 운동회, 지난해 부진했던 운동회의 성적을 이번에는 기필코 만회하겠다고 벼르던 딸애였습니다. 그런데 모든계획이 수포로 돌아가 버렸으니 ‘신종플루’라는 녀석이 죽도록 미웠을 것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의사가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더욱이 신종플루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거점병원에서 여행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 마음은 늘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이런 부모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심각성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해줘도 딸애에게는 모든 꿈을 앗아간 신종플루가 여전히 밉기만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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