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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어도 금을 팔 수 없다는 아내

이번 달에도 직장에서는 봉급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경영난 때문에 불가피하게 미룬다는 공고문이 대문짝만하게 또 붙었습니다.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제때에 봉급이 나오지 않는 빈도가 점점 심해집니다. 직원들 봉급 주기조차도 버거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주변에도 정말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받는 봉급이 생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샐러리맨들에게 봉급이 안 나온다면 그 타격은 말도 못합니다.

한달을 뒤로 미뤄 한꺼번에 나와 주기라면 한다면 그나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그것도 지속적이다 보니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무슨 일 나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이 앞섭니다. 봉급에 의해 고정적으로 지출을 해야 하는 집에서도 봉급이 미뤄지는 날이면 아내의 걱정도 깊어만 갑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겉으로 들어 내 놓고 푸념을 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봉급이 제때에 나오지는 않지만 직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안도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내에게 면목 없는 전화를 또 한번 해야 합니다. 이번 달도 힘들겠다고 말입니다. 전화를 받는 아내의 목소리에서 조그만 한숨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전화를 끊고 난 후 잠시 후 다시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거 처분하자.”

“뭐?”

“그거 있잖아! 어머니가 주신 거!”

“안돼!, 절대로, 굶어죽어도 이건 안돼!”

요즘 금값이 말도 못하게 뛰어 올랐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집에 보관중인 “금”을 팔아서 조금이라도 집안경제에 보탬이 되게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런 나의 의견에 아내는 단호하게 거절하였습니다.

5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몇 개월 전에 큰며느리의 아내를 불러 앉혀 놓고 지니고 계셨던 금붙이들을 모아놓고는 “이사람 저사람 알면 하찮은 것 같고도 다툴 수 있으니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갖고 있다가 어려울 때 요긴하게 쓰거라.” 라고 하시면서 아내에게 건네주셨던 것입니다. 건네주신 금붙이는 비록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평소에 아끼시던 목걸이와 반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내는 받지 않겠다고 극구 만류를 했지만 어머니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받아 든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잘 보관했다가 당신 며느리 들어오면 줘야지.”하면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집안 살림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그냥 눈 딱 감고 처분하고, 며느리 들어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그때 가서 장만해주던지, 아니면 쓰던 거 정성스럽게 건네주던지 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지만 어머니 손때 묻은 것을 소중하게 전해주는 것 하고, 새로 장만한 것 전해주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꺼내놓을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러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자고 간신히 빌렸습니다. 이제는 다음달에 라도 봉급이 나와 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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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호태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만더참으세요 좋은날이올거에요화이팅

    2009.09.25 14:52
  3. 빈빈부부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 혼자서 외벌이하시는 분들 힘 많이들지요..
    남편도, 아내도..
    세상도 많이 힘들어지고 있고.
    대학교 졸업생들 취업 못해 난리법석 아우성이고..
    그런데 ,
    10년전 imf 때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회사는 직원채용이 왜그리 힘든지..뽑아 놓으면 한달을 못채우고 연락 두절이니..이회사에서 15년을 버틴 나는 뭔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남편이 힘들때 아내분들이 짐을 나누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2009.09.25 15:21
  4. 결혼잘하셨네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 행복하세요~

    2009.09.25 16:16
  5. 이종열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되시는분 당신은 매일 집에서 집사람 30분씩 업어주시요.
    요세 험학한게상에 이런 여자가 어디잇나..매일 발맛사지해주고 업아주고하라고.
    행복한줄알아...

    2009.09.25 16:32
  6.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2848048k BlogIcon 박씨아저씨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분이시네요~
    집사람말을 들으십시요~ 맞는 말씀입니다. 새로사주는것하고 의미가 다릅니다.
    설마 굶어 죽지는 안하시겠죠^^

    2009.09.25 16:42
  7. 그냥 금이 아니지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들은 금팔자는 얘기를 너무 쉽게 꺼냅니다.. 저희집도 요즘 많이 힘들어서 허덕거리고 있습니다.. 전 한푼이라도 아끼고 모아서 어떻게든 살아남자 하는데 신랑이 금을 팔자고 합니다.. 깜짝 놀라서 울면서 안된다 했습니다.. 그냥 우리가 사다놓은 금덩어리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결혼할때 받거나 아이 돌잔치때 받은 금들은 내가 마음대로 처분해서 쓸만한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들이 지닌 의미를 생각해보면 내가 힘들다고 팔수 있는게 아닙니다.. 아직은 살고 있으니.. 정말 한끼도 못먹고 가진게 하나도 안남게 되었을때.. 그때 판다고.. 지금 잠깐 힘들다고 팔지는 않을거라 했습니다.. 물론.. 그때 금을 안팔아서 지금 못살고 있거나 굶고 있지 않습니다.. 그때 팔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생활이었겠지요..

    2009.09.25 16:45
  8. tony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모르게 징해집니다. 울마누라도 생각나고 어머님도 생각나고...

    멋진 사모님이시군요.

    담달엔 월급 제때 나오실겁니다. 화이팅하세요.^^

    2009.09.25 17:08
  9. 지나가는 나그네...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명한건,

    당신은 직장을 아주 잘못골라다는거...

    그러나,
    장가는 엄청 잘갔다는거.
    오늘밤 꼬옥~안아주시구려..

    2009.09.25 17:54
  10.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소중한 보물을 소유하고 있군요.
    그러니 어렵더라도 쉽게 팔려고 내놓을수 없겠지요.

    주말 즐겁게 잘 보내시구요.

    2009.09.25 20:35 신고
  11. 빚내서 살아야 할 형편이 아니라면..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의지 지키시는게 의미있겠죠...
    하지만 그거 아끼자고 빚내는 무모함은 하지마시길..^^

    2009.09.25 20:38
  12.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파는것 반대합니다.
    직장이 많이 어려워졌군요.
    파르르님 .힘내요.
    든든한 가족...
    코끝이 찡합니다.

    2009.09.25 21:19 신고
  13. Favicon of https://labyrint.tistory.com BlogIcon labyrint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사가 다시 정상이 되시길 바래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09.09.25 22:29 신고
  14.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영난이 한시바삐 완화되어서
    두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09.25 22:56 신고
  15. Favicon of http://myeurope.tistory.com BlogIcon 유리-MyEurope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급이 안나오는 경우가 다 있군요..
    처음 알았네요...
    힘내시구요.. 아내분도 대단하시네요~

    2009.09.25 23:44 신고
  16. Favicon of http://juha-papa.tistory.com BlogIcon 주하아빠~♡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집오는 며느리 되실분은 너무 좋으시겠는데요...
    회사 사정도 금방 좋아지실거라 믿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2009.09.26 02:08
  17.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이 뭉클해지네요...빨리 모든 것이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2009.09.26 08:30 신고
  18. Favicon of https://6sup.tistory.com BlogIcon 하결사랑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 잘 될 거에요...힘 내셔요~!!!

    2009.09.27 16:23 신고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삶의 어려움에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물론 어려우시니 금을 팔려고 하지만
    그 물건을 처분한다면 물건도 없어지고
    돈도 효용성이 있게 사용될련지
    한번 더 아내의 말믕 존중하시는 것이
    기쁨만 가득하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2009.09.28 14:17
  20. 희망  수정/삭제  댓글쓰기

    훌륭하신 부인을 두셨군요.
    끝까지 팔지 않고 좋은 날이 오시길 바랍니다.

    2009.10.06 11:02
  21. Favicon of http://jseo3122.tistory.com/ BlogIcon 덕산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 찔금~~

    2009.10.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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