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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가을이 내려앉은 한라산 백록담

by 광제 2009.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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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내려앉은 한라산 백록담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초가을의 기운을 산에서 느껴보려는 등반객들의 발길입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전국의 산야에서는 울긋불긋한 단풍소식들이 들려 올텐데요, 한라산의 단풍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색채를 자랑합니다. 이제 서서히 가을의 색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한라산, 명산 한라의 정상 백록담의 가을을 만나러 다녀왔습니다.

며칠 전에는 한라산의 백록담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품종의 식물 2종이 발견되기도 하였는데요, 남한에서는 가장 높은 한라산에는 이처럼 각종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천연 보호구역이기도합니다. 섬 지역에 솟아있는 산이라 기후의 변화도 너무나 급격하여 날씨가 안 좋은 날 한라산에 오르는 등반객들을 곤혹스럽게 하기도합니다. 또한 이런 날에는 시야가 가려 백록담을 코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고 하산하는 경우가 많아 3대가 덕을 쌓아야 백록담을 볼 수 있다는 속설이 나돌기도 하였습니다.

몇 해 전과 비교하여 부쩍 늘어난 등산인구들, 주말이면 엄청난 주차난을 겪어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사람에 치이기 않기 위해서는 주말은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더욱이 한라산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코스는 달랑 두개의 코스뿐, 그중에 거의 대부분은 비교적 오르기 수월한 성판악 코스를 택하기 때문에 코스가 시작되는 성판악 관리소 주차장은 차량이 넘쳐 5.16 도로변까지 주차를 해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성판악을 통해 오르는 코스는 해발 1500m에 있는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는 비교적 완만하여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이후부터는 오르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염두에 두고 등반을 해야 합니다. 기후의 변화도 진달래밭부터는 급격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악조건일 때는 한여름에도 심한 추위를 느끼기도 할 정도이니 가을이면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방한장비를 필히 챙겨야 기후변화가 심한 백록담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가 있습니다.

시내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 백록담 부근에는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안개가 자욱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주말을 피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에는 많은 등반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발 아래에는 백록담이 있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조망이 어렵습니다.

한라산의 날씨가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순식간에 안개가 걷혀 가을을 머금은 백록담의 속살을 드러냅니다.
등반객들은 언제 감춰질지 모르는 백록담을 담아내려 분주합니다.

 
우려했던 광경은 이내 찾아와 또다시 안개에 휩싸이는 백록담,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져 나옵니다.


하산하기 위해 관음사 코스로 향하는 발길,
불과 10여분을 내려선 백록담화구벽의 북능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이미 가을빛이 완연합니다.
울긋불긋 색채를 띠기 시작하는 나뭇잎들과 백록담을 감싸고 있는 운무가 장관을 연출합니다. 



한라산 고지대에서 볼 수 있는 고사목에도 가을은 내려앉아 있습니다.
가을이 청명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운무사이로 제주시내가 맑은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등반로변의 조릿대사이로 보라빛 투구꽃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발길이 닿은 곳 마다에는
이미 쓸쓸한 계절이 왔음을 알 수 있는 낙엽들이 수북이 쌓이고 있습니다.
세월은 유수와 같아 조금있으면 이자리에 수북이 하얀눈이 쌓일 것입니다. 

많은 등반객들은 성판악으로 올라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 코스를 통해서 하산을 시도하는데, 관음사코스에는 성판악 코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대한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을에 용진각 계곡을 붉게 물들인 단풍은 가히 장관입니다. 이렇게 종주를 하고나면 시간도 족히 8시간은 소요됩니다. 숙련자들은 6~7시간에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하루를 꼬박 투자를 해야 하는 한라산 최고의 등반코스입니다.


반면, 어리목코스나 영실코스로는 백록담에 오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두 곳 공히 최고로 오를 수 있는 지점은 해발 17,00m의 윗세오름 까지만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곳은 자연훼손으로 차단되어 때문입니다. 훼손정도가 너무 심각하여 아마도 개방이  될 가능성은 앞으로도 희박해 보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코스인 돈내코코스가 올 연말에 개방을 하게 되면서 한라산 등반객들에게 다양한 루트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하게 서귀포 시내를 통하여 오를 수 있는 코스인데요, 자연휴식년제로 인하여 입산금지 된 후 무려 17년 만에 개방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올겨울 한라산을 찾는 등반객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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