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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한라산 사발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이유

by 광제 2010.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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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이 만들어낸 최고의 히트상품

한라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보호. 관리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명산 한라산에는 전국의 다른 산과 비교되는 게 여러 가지 있습니다. 등반객들이 가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한라산은 당일등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라산 보호구역 안에서는 야영 및 취사행위 일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보호구역 안이긴 하지만 예외의 지역으로 관음사 코스 입구에 있는 관음사 야영장과 보호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돈내코 코스 입구에 있는 돈내코 계곡 야영장에서 야영 및 취사를 할 수 있지만, 이를 두고 한라산에서의 야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한라산을 찾는 사람들은 필히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라산의 6개 등산코스 중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코스로 왕복 1시간이면 족한 어승생악 코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코스는 모두 3시간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코스입니다. 때문에 곪은 배를 채우거나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체력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상식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한라산의 특성을 알면서도 배짱도 두둑하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얘기인데, 이유는 바로 '한라산표 사발면' 때문입니다. 전국의 산 중에 유일하게 산행 중에 사발면을 먹을 수 있는 한라산, 무엇보다도 한라산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일품인데 한번 맛을 본 사람이라면 두고두고 잊지 못합니다.

전국의 산장에서 유일하게 사발면 파는 곳


어리목코스와 영실코스 그리고 지난해 말 15년 만에 재개방한 돈내코 코스. 이 세 개의 코스가 만나는 '윗세대피소 매점'. 그리고 성판악코스의 해발1700m고지에 있는 '진달래밭 대피소의 매점' 등 두 곳의 매점에서는 언제든지 따뜻한 사발면을 구입하여 먹을 수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때를 가리지 않고 한라산표 사발면은 언제나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등산을 시작하고 나서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에 한참 허기를 느끼기 시작할 즈음에 사발면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나면 힘들었던 산행에서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기도 합니다. 특히 매서운 날씨의 겨울을 비롯하여 한기를 많이 느끼는 계절에 느끼는 한라산표 사발면의 오묘한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모노레일을 이용하여 사발면을 운반하는 모습>

온몸이 얼어붙는 비바람을 맞으며 오르거나 칼바람과 함께 매서운 눈보라를 헤치고 오른 후 온몸을 녹여주는 사발면의 맛은 세상 어떤 맛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한라산표 사발면을 먹는 즐거움을 못 잊어 한라산엘 오른다는 마니아도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사발면이 없는 한라산, 상상하기도 싫어


한라산표 사발면은 등산객이 몰리는 주말이면 그 인기를 실감합니다. 진달래밭 매점이든, 윗세오름 매점이든 사발면을 판매하는 창구는 각각 달랑 한곳. 한라산 주말 특성상 일거에 많은 사람들이 매점 안으로 사발면을 사기 위하여 몰리는데, 순서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열이 매점안에서 한바퀴를 돌고도 모자라 밖에까지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길게는 한 시간까지 기다려야 사발면 하나를 살 수 있습니다.
 

<매점의 입구에서 부터 밖으로 길게 줄을 서 진풍경을 연출한 모습>

줄을 서서 보통 30~40분씩 기다려서라도 반드시 한라산표 사발면을 먹어야만 한다는데,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사발면의 맛을 과연 집에서는 왜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위에서 말한 땀 흘린 후에 먹는 다는 점도 있지만, 독특한 맛의 주된 요인은 물에서 찾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매점에서 판매하는 사발면, 생수 등 모든 물품들은 모두가 모노레일을 이용하여 운반을 하지만 사발면에 넣는 물 만큼은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천연수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더욱이 매점이 위치하는 고지는 백록담 바로 아래인 해발 1700m지대. 한라산에서 가장 높은 곳 가장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계곡에서 퍼 올린 후 사용하는 것입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맛! 사발면을 먹는 등산객들>

세계최고의 천연암반수를 끓인 물을 넣어 맛이 독특


땀 흘린 뒤 허기진 배에 세계에서 가장 물맛이 좋다는 한라산 천연수로 끓여진 물을 넣은 사발면. 곁들인 반찬 하나 없어도 국물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대부분 깨끗하게 비우지만 간혹 면발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는 데, 이 남겨진 면발은 한라산 터줏대감인 까마귀의 차지됩니다. 어리목 광장이나 윗세오름 광장에서는 유난히 많은 까마귀 떼를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던져주는 음식물에 치열하게 달려드는 까마귀들입니다.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날짐승의 생태 본능을 잃어  버리기 때문에 음식물을 주면 안 되지만 이미 사람들이 던져주는 음식물에 길들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라산 윗세오름에 진을 치고 있는 까마귀들>

2005년 73만명, 2007년 80만명, 지난해 1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난 탐방객수.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사발면이 한라산에서 팔리는 걸까요. 2008년 한 해 동안 두 곳의 대피소 매점에서 팔린 사발면은 총 21만여개어마어마한 물량이 팔렸습니다. 팔린 물량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탐방객의 숫자 못지않게 늘었는데요. 2007년에는 약18만개를 팔았습니다. 아마도 지난해에는 30만개에 육박하지 않았을까 보여 집니다.


<대피소 안에 마련된 국물을 버리는 통. 발생한 쓰레기를 직접 갖고 하산하는 등산객>

전국 단일 판매점으로는 최고의 실적?


단일 판매점의 판매량으로만 본다면 아마도 전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큰 규모의 사발면 판매점일 듯싶은데요, 이렇게 엄청난 양의 사발면은 거의 대부분이 모노레일을 이용하여 운반이 됩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사람이 직접 지게를 이용하여 짊어지고 나른 적도 있지만 이제는 농업용기계의 엔진을 개조하여 만든 모노레일로 실어 나릅니다. 진달래밭 대피소와 윗세오름 대피소에 모노레일이 깔려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폭설이 내리면 모노레일이 눈 속에 묻히기 때문에 겨울이 오기 전 많은 양의 사발면을 운송하는 진풍경도 이때 볼 수 있습니다. 부득이 한 경우는 헬기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2년 전에는 한라산표 사발면의 가격 때문에 벌어진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폭등한 밀가루 가격에 편승하여 일제히 라면가격도 같이 폭등하였는데, 기존에 1,500에 팔던 사발면 가격을 슬그머니 1,800원으로 올려 받은 것입니다. 문제는 한라산의 매점은 수익목적 보다는 공익을 우선하는 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에서 운영한다는 점. 도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갈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기존에 1,500원보다 200원 내린 1,300원이 현재의 가격입니다. 이모저모 따져 봐도 비싼 가격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연도 많고 맛도 깊은 한라산표 사발면. 한라산에 오르고도 먹어 보지 못한다면 소중한 체험 하나를 잃는 것일 겁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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