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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한밤중 날라 온 딸애의 앙증 메시지

by 광제 2010.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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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돌대가리 소리 듣고 자존심 상한 딸

-얼마나 속상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전쟁. 이제 초등학교3학년에 올라가는 딸애와 아내의 얘기입니다. 둘의 전쟁을 말로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용호상박이 따로 없습니다. 그나마 아빠인 제가 집에 있을 때는 둘의 전쟁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아옹다옹 하지 말고 좀 조용히 살자고 허구헌날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둘의 전쟁은 아빠인 제가 야근을 하기위해 출근을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제대로 붙은 모양입니다. 참다못한 딸애가 야근을 하고 있는 아빠에게 전화를 할 정도면 안 봐도 훤합니다. 근무시간 중에 날라 온 문자메시지. 딸애가 보낸 겁니다. '진짜 속상해 아빠, 내가 돌대가리면 엄마는 뭐야?' 문자의 내용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엄마의 휴대폰으로 그것도 밤 11시가 다 된 시간에 보낸 것으로 보아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문자를 받자마자 바로 집으로 전화를 해봤습니다.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가 상당히 격앙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뭔 일이야? 아직까지 애들 안 재우고 뭐해?"

"아이~ 열 받아 미치겠어! 말 시키지마~! 근데 일하다 말고 왜?"

"문자 날라 왔잖아~! 근데 돌대가리는 또 머야?"

"우쒸...저*이 또 고자질 했구나.."

"....;;"

아내는 애들에게 그날그날 해야 할 것을 계획표대로 정해놓고 하라고 하는데, 딸애가 저녁시간 내내 놀기만 하더니 결국 자기가 해야 할 것을 못한 채 시간만 보냈던 것이었습니다. 급기야 아내는 잠자기 전에 수학문제를 전부 풀어놓으라고 호통을 쳤는데, 딸애가 책상에 앉아 문제는 풀지 않고 몇 시간째 버티기 작전으로 나갔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화가 날대로 난 아내는 수학문제를 앞에 두고 풀지 않는 딸애에게 '돌대가리'라는 욕을 했던 것입니다. 비록 초등생이라지만 평소에도 엄마에게 지지 않으려는 성격을 갖고 있는 딸애. "내가 돌대가리면 난 엄마 딸이니까..엄마는 뭐야?" 라며 대꾸를 한 것이었습니다.
 
딸애는 늘 자기편이 되어 응원을 해준 아빠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기에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속상한 마음을 문자에 담아 보낸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토요일 밤이라지만 너무 늦었으니 그만 재우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지만 또 2라운드가 벌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이렇게 아내와 딸애가 앙숙처럼 사는지 모르겠네요. 좀처럼 아무 일 없이 조용히 지나치는 날이 없습니다. 남들도 이렇게 사는 집이 많다는데 우리 집은 좀 더 심한 듯....이것도 사는 재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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