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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철길도 없는데 왠 기차? 제주 유일의 기차

by 광제 2010.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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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56바퀴를 달린 기관차가 제주에 정착한 사연


제주도에서 60~70년대에 나고 자란 세대들은 어릴 적, 기차의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육지 나들이 기회가 있었던 분들은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저 상상속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하지만 1978년부터는 제주에서도 기차를 볼 수 있었으니, 지금도 제주시의 삼무공원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카3형 304호' 기관차가 그 것입니다.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제주도에서 기차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당시 대단한 장안의 화재꺼리였습니다.
도내 각 학교에서는 날짜를 정하여 현장 학습 차 앞 다퉈 단체견학을 다녀갔을 정도니까요.


이 증기 기관차는 1978년 5월5일 제56회 어린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고 박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기차가 없는 제주도의 어린이들에게 기차에 대한 이해를 돋우고 학습 자료로 이용되도록 함은 물론 볼거리 제공을 위하여 특별히 제공된 차량입니다.


본 증기 기관차 '미카3형 304호'는 1944년 철도청 부산 공작청에서 제작되었고, 길이 22.094m, 폭은 3.1m, 높이 4.507m, 무게는 107.5톤, 객차의 승차 정원은 80명으로서 부산과 신의주를 오갔고, 분단 이후 경부선과 호남선을 운행하였으며 총 운행거리는 2,264,000km로 지구를 56바퀴 돈 거리와 비슷합니다.


특히 이 차량은 탄수차(증기기관차 뒤에 연결하여 석탄과 물을 싣는 차량)가 중유용(Oil-Burner 형식)으로 개조되지 않고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증기기관차입니다.





커다란 기관차가 제주도에 실려 오기까지는 사연도 많습니다.
1978년 4월30일 철도청 영등포 공장을 출발하여 부산을 거쳐, 당시 가장 큰 여객선인 카페리호에 선적되어 5월2일 제주항에 도착, 가까운 이동거리인 중앙로로 이동하려 했으나 당시 중앙로는 도로 폭이 너무 좁아서 이동할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먼 거리인 6호 광장(우당도서관사거리)을 거쳐 이 곳 삼무공원에 이동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관차는 지난 2008년 10월17일에 '등록문화제 제414호' 지정되었는데, 같은 날 철도산업 발달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는 ‘미카3형’ 129호,304호의 증기기관차 두 대를 비롯하여 ‘파시형’ 증기기관차, ‘협궤’ 증기기관차, 디젤전기기관차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큰 유물 14건이 동시에 등록문화제로 지정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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