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 주 오 름

난생 처음 가장 아름다운 은빛 억새를 만났다

by 광제 2010. 10. 21.
반응형




제주 새별오름에서 만난 환상의 은빛억새

서울에서는 지금 가을의 은빛 물결, 억새축제가 한창이네요. 제9회 하늘공원 억새축제, 지난16일부터 장장 9일간 열린다고 하니 과연 대한민국 수도 서울답습니다. 한편 제주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사뭇 부럽기만 한데요, 지난해까지 제주에서 열렸던 억새꽃축제가 올해부터는 전면 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을 제주를 상징하는 억새꽃의 은빛 물결마저도 사그라드는 것은 아니랍니다. 오름이나 들판, 도로 할 것 없이 제주도의 가을을 은빛으로 수놓는 억새, 뭐니 뭐니 해도 가을이면 온통 은빛으로 뒤 덥히는 오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제주만의 자랑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에는 억새가 가장 아름다운 따라비 오름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따라비 오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름을 여러분께 자랑하려고 합니다. 제주의 동쪽에 따라비 오름이 있다면 서쪽에는 바로 새별오름입니다.


오름의 능선 전체에 은빛으로 수놓아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새별오름, 오름의 왕국이라는 제주도에서도 이곳만한 은빛 억새의 군락지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향하는 평화로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새별오름의 가을억새, 오름의 사면 전체를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지만 멀리서는 장관의 억새꽃이 시야에 잘 들어오질 않고, 가까이에 접근하면 은빛 눈부심에 순간 탄성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날이 새면 다녀오고자 했던 새별오름,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뿌연 박무가 시내를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하늘은 온통 잿빛을 하고 있습니다. 그냥 오늘은 포기할까 하다가 기분쇄신이라도 할 겸 일단은 집을 나섰습니다. 차를 몰고 이동하는 사이에 서서히 걷힌 가을하늘, 과연 변덕스런 제주의 날씨답습니다.


때문에 저로서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깊어가는 가을 날씨라 아침기온이 상당히 매섭습니다. 여벌로 가지고 간 방한 쟈켓을 꺼내 입고도 모자라 장갑까지 끼고서야 어느 정도 견딜만합니다. 이런 기세로 라면 빠른 시일 안에 눈도 내릴 듯합니다.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새별오름을 올라봅니다.













해발 519.3m,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59-8번지에 있는 오름입니다. 저녁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혼자 서 있다하여 새별, 샛별오름, 한자로는 효성악(曉星岳), 신성악(晨星岳, 新星岳)이라 표기하고, 오름의 모양새가 날씬한 새가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조비악(鳥飛岳)이라고도합니다.





오름 위에서 바라 본 공동묘지의 독특한 풍경

 

새별오름은 2000년 2월에 정월대보름들불축제가 당시 북제주군에 의해 이곳에서 열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오름입니다. 옛날에는 가축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병충해를 방제하기 위하여 마을별로 매년 불을 놓았던 것을 제주고유의 민속전통과 연계시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하여 상품화 한 것이 제주들불축제입니다.


이후 매년 불을 놓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인근에 있는 오름 중에서는 가장 고운 풀밭은 갖고 있는 오름입니다. 멀리서 보는 아스라한 능선은 잔디와 어우러져 신비스럽기까지 한데, 이 오름 일대는 고려 공민왕 23년(1374)에 목호의 난이 일어나자 최영장군은 토벌군을 이끌고 한림읍 명월포로 상륙하여 이 오름 일대에 진영을 구축하고 목호군을 섬멸하기도 하였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