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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여성대리기사의 옆자리에 앉았다가 혼쭐난 사연

by 광제 201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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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술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맥주 두 잔을 마시게 되었답니다.

거의 취기가 오르지도 않았기에 나름 운전을 하는 덴 지장이 없어 보였지만 근래 들어 부쩍 잦아진 음주단속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대리운전을 부르게 되었답니다.

업체의 난립과 덤핑으로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대리운전비용, 괜히 음주측정에 걸려 고생하느니 5천 원 정도는 미련 없이 쓰자고 부른 대리운전기사가 공교롭게도 여자일 줄이야,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한밤중, 도심지의 희미한 조명이 비춰지기는 했지만 여성기사분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답니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도 30대 후반정도는 되어 보이는 외모, 90도 가까이 허리를 구부리며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는 운전석에 오르더군요. 곧바로 조수석으로 따라 올랐답니다.

그런데 이 여성기사분이 시동을 걸고는 차를 몰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겁니다. 그것도 아주 이상한 눈빛으로 말입니다. 속으로는 '이 여자가 왜 이러나,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생각하며 애써 시선을 외면하고는 목적지를 알려줬지요. 그런데도 출발을 하지 않고 대뜸 한다는 소리가...

"사장님~! 뒷자리로 가 주시지요.."

맥주 두 잔에 취하지도 않은 상태였고 정신이 멀쩡한 상태라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곧바로 캐치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행여라도 옆자리에 앉아 추태를 부릴 수 있으니 그것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것임을 말입니다.

빤히 쳐다봤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여자의 요구를 거스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자칫하다가는 이상한 놈 취급받기 십상입니다. 내차도 내 마음대로 앉지 못하는 황당한 경우도 보게 되는군요. 치한으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지만 군소리 없이 뒷자리로 옮겨 타야만 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안심이 되는 듯 목적지를 향해 차를 몰기 시작합니다. 자기가 뒤로 가란다고 군소리 없이 자리를 옮겨줘서 그랬을까요. 고맙다는 인사도 빼놓지를 않습니다. 가만 보니 상당히 예의가 바른 기사입니다. 고객인 나를 뒷자리로 밀어내다시피 해야 하는 이유도 들어볼 수 있었답니다.  

자신들도 이렇게 힘든 일은 하기 싫답니다.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선 이런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남편 잘 만난 여자들이 부럽다는 푸념도 빼놓지를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주위의 시선입니다.

사회문제가 되었던 일부 여성 기사들의 성매매와 관련된 사건들도 자신들을 이상한 여성으로 보게 만드는 가장 힘든 점 중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취하지도 않았으면서 취한 척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은근슬쩍 피부접촉을 시도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대놓고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성적 수치심에 당장이라도 때려 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발목을 잡는 것은 생활고, 초저녁부터 시작해서 새벽까지 뛰어봐야 벌어들이는 수입은 고작해야 몇 만 원, 그나마 이 수입마저 없다면 날개 달린 듯 치솟은 물가를 따라잡기에는 어림도 없다고 합니다.

술에 취한 남자들은 상대로 새벽까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선 더없이 소중한 일자리, 그저 바램이 있다면 자신들을 평범한 직업인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것, 혹시라도 여성기사분을 만나게 된다면 옆자리는 피하고 응원의 한마디 건네 보는 것은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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