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풀지 못 할 부조봉투에 얽힌 사연
애경사(경조사)에 얼마 정도의 금액을 봉투에 넣고 계신가요. 수십 년 전에는 5천 원이나 만 원짜리 봉투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지요.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3만원에서 조금 가까운 사이면 5만원, 특별한 사이라면 10만원도 넣고 그럽니다.
얼마 전, 일가친척집에 아주 큰 애경사가 있었답니다. 힘들게 애경사를 치르고 난 뒤, 부조금 봉투를 열어보던 중, 희한한 봉투를 하나 발견하였답니다. 대사를 치른 뒤라 당연히 대부분의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들어온 봉투를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정리를 하고 있을 때였지요.
"헛..이건 뭐지?"
봉투를 열어보던 조카가 갑자기 놀란 모습을 하는 겁니다. '봉투에 뭐가 들었나?' 하면서 시선들이 집중되는데, 알고 보니 봉투 속에는 현금 2만 3천원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다들 놀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아니, 놀랬다기 보다는 조금 황당한 눈치들이었습니다.
대체 왜 2만3천원을 넣은 걸까?
2만원도 아니고 3만원도 아닌, 2만 3천원의 정체, 차라리 2만원이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테지만 3천원이 사람 머리 아프게 합니다. 봉투의 정체에 대해 의견들도 분분합니다.
봉투의 주인공???
당연히 봉투에는 이름이 적혀 있었지요.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당사자에게 연락을 취해 2만3천원을 담은 이유에 대해 물어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칫 큰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금액을 넣은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연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쉽게 풀릴 일이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수수께끼 같은 2만3천원의 정체...
잠시 후, 누군가가 그럴싸한 경우를 유추해냅니다.
조문을 온 봉투의 주인은 거하게 취해있는 상태였고,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열어 5만원을 봉투에 넣는다는 것이 그만 천 원짜리와 만 원짜리를 구분 못하고 넣었다는 겁니다.
듣고 보니 그럴싸한 예측입니다. 더군다나 봉투의 주인공이 늦게까지 머물다 갔다고 하니 더욱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럴싸한 추측으로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지요. 당사자에게 물어보다고 해도 서로의 입장만 난처해질 뿐이지요. 그저 2만3천원을 5만원입네...하고 감사히 받아두는 것 밖에는 말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선 이런 경우 당하신분 안계시지요? 애경사 부조봉투에 얽힌 황당한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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