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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1박2일팀이 극찬한 가파도식당, 바다건너 직접 가봤더니

by 광제 201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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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밖에 없다는 반찬, 차려 놓고 보니

-겨우 한나절에 재료 떨어져-


대한민국 초록섬 가파도를 다녀왔습니다. 청보리 초록빛 물결이 한창일 때 다녀오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곳은 축제 중이었습니다. 가파도 청보리 축제, 이제 5월20일이면 한 달간 이어진 축제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가파도 청보리는 품종(향맥) 자체가 타 지역의 보리보다 1배 이상 자라는 제주 향토품종으로 봄이 되면 무려 18만여 평의 청보리 밭 위로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장관이 연출됩니다. 축제의 끝물이라 지금쯤은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겠지 예상했는데, 제대로 적중했네요. 초록빛과 황금빛이 공존하는 그곳으로 안내합니다.

가파도로 향하는 도항선, 21 삼영호

대한민국 가장 남쪽 지역에 위치한 가파도는 모슬포와 마라도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유인도입니다. 가파도로 가려면 모슬포 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평상시에는 몇 차례 없지만 요즘처럼 축제 기간 중에는 10차례 이상 왕복운행을 합니다. 지난해 이곳에 1박2일 팀이 다녀가면서 평상시에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모슬포항을 출발한지 불과 15분이면 만날수 있는 가파도 상동 포구

가파도를 빠져 나가는 인파

여전히 초록빛 청보리 물결이 넘실대는 가파도

초록섬 가파도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이번에 가파도에 가면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습니다. 약 1년 전 1박2일에서 방송된 '가파도를 가다' 편에서 가파도 용궁정식 복불복게임이 벌어졌을 때, 화려한 용궁밥상을 차려냈던 바로 그곳, 나중에 소문을 들어보니 가파도 민박이란 음식점이었습니다. TV에서 보던 데로 용궁밥상이라고 불리 정도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을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가파도 민박의 풍경입니다.

따로 전문적인 숙박업소가 없는 가파도라 외부에서 들어간 경우라면 민박을 이용해야합니다. 그런 까닭에 민박과 음식점을 같이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우리를 반긴 건 다름 아닌 미처 치우지 못한 밥상뿐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먹고 나갔기에 이정도일까요.

그러고 보니 시간이 막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한바탕 태풍이 몰아친 것으로 보입니다. 미처 치우지 못한 밥상 정리를 시작하려던 주인아주머니, 더 이상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반찬이 다 떨어졌다는 겁니다.

가파도까지 들어와서 굶고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반찬이 없어도 좋으니 있는 것만 이라고 차려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화려한 용궁밥상을 받아보는 것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만 몇 가지만이라도 맛이라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와 보니 식당이 꽤 규모가 컸습니다. 내실의 규모도 상당하더군요. 그런데 방안의 풍경 또한 아수라장입니다. 한쪽으로 대충 치워 달라고 하고는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반찬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며 미안해했던 주인아주머니, 그런데 차려지는 반찬을 보니 이미 수준급이더군요.


예상한데로 해산물이 주를 이룹니다.
보말볶음과 모자반부침이 유난히 먹음직스럽습니다. 



아직 충분히 남아있는 반찬이라곤 소라물회, 다른 반찬이 없는 대신 소라물회라도 충분히 드시라며 시골인심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이게 절반이면 제대로 차렸다면 대체....

이게 절반밖에 없다고 미안해하며 차려낸 음식입니다.
신선한 해물부침개와 소라물회, 그리고 옥돔구이, 이것만 하더라도 이미 근사한 용궁정식이 차려진 듯합니다.


소라물회에는 큼지막한 소라덩어리들이 아주 많이 들어 있습니다.


멸치젓,
이건 콩잎으로 쌈밥을 먹을 때 곁들이면 아주 좋은 반찬입니다.



여기에 큼지막한 성게알이 들어있는 성게국은 압권, 처음에는 절반밖에 차려내지 않은 음식이라 돈도 절반만 내려고 했는데, 도저히 그럴 수는 없겠더군요, 1인분 8천원 그냥 지불했습니다. 다음에는 끼니때 놓치지 말고 제대로 먹어봐야겠습니다.


가파도는 제주올레 10-1 코스이기도 합니다.


용궁밥상을 먹고 상동포구로 향하는 길,
조금 전까지 초록빛이 남아있었던 청보리 들녘은 아주 빠르게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탈곡기 돌아가는 소리가 가파도에 진동을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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