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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바퀴달린집 겡이죽, 섭지코지 해녀 맛집

by 광제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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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집에 소개된 제주해녀 보양식 겡이죽

“겡이죽을 아시나요?”

바퀴달린집에 제주도 겡이죽이 소개되었네요. 제주도 출신인 고두심님이 강력추천했다고 하네요. 제주도에선 깅이죽이라도 합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깅이죽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는 분이 없을 겁니다. 제주도 사람들 또한 기성세대들이라면 혹시(?) 모를까 아는 사람들은 극소수일 겁니다. 이제는 제주도 최고의 명소로 변해버린 성산포의 섭지코지, 다른 곳에 비해 섭지코지는 알려진 맛집들이 별로 없는데, 이곳을 여행하다가 제주색이 짙은 음식을 먹고 싶은 분들이라면 섭지코지 북쪽 해변에 있는 섭지코지 해녀의 집을 한번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지형적으로 제주본섬에서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는 제주 섭지코지, 입구로 들어선 후 오른쪽으로 차를 몰고 가면 드라마 올인으로 유명해진 섭지코지 해안이 나오지만, 왼쪽으로 들어서면 그쪽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성산일출봉의 비경을 왼쪽으로 끼고 호젓한 해안 산책길이 이어지는데요, 한번쯤은 꼭 가볼만한 곳입니다.



바로 그 입구에 보면 ‘섭지 해녀의 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식당이 하나 보입니다. 주변 세 개의 마을 해녀 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인데요, 해녀 분들이 직접 바다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들을 이용해서 각종 요리를 해 주시는데, 관광객들에겐 제주 음식의 독특한 맛을, 그리고 제주 분들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복죽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띠는 음식이 있으니 그게 바로 ‘깅이죽’입니다. 사실 다른 요리는 제주도 어디든지 맛볼 수 있지만, 깅이죽만은 오직 이곳이 아니면 맛볼 수 없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면 모를까 돈 주고 사먹는 곳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깅이죽은 ‘깅이’를 갈아서 죽으로 만든 것인데요, 바닷가에 가면 돌 틈에서 자라는 작은 바닷게를 볼 수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이 작은 바닷게를 깅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새끼손가락에서 엄지손가락만한 크기라고 보면 되는데요, 지역마다 조금은 다르게 부르는 걸로 아는데, 제주 동부 쪽은 ‘겡이’라고 부르고 제주 서부 쪽은 ‘깅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깅이는 꽃게나 털게처럼 크기가 크질 않아서 살을 따로 발라내던 가 할 수는 없습니다. 멸치를 생각하면 되는데요, 게를 통째로 삶아먹든 튀겨먹든 볶아 먹는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맛이 고소하고 게에 들어 있는 영양분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온전하게 섭취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곳 섭지 해녀의 집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 깅이죽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게를 곱게 갈아서 채로 걸러낸 뒤 볶아낸 쌀을 섞어 끓여 낸 것이 바로 깅이죽입니다. 통째로 갈아 넣기 때문에 칼슘을 비롯하여 단백질, 비타민이나 게에 많은 들어 있는 성분인 키토산까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이지요.


사실 깅이죽은 제주도에서도 그닥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먹을 것 없던 시절 별미로 가끔 만들어 먹던 음식인데,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향수를 생각하며 반갑게 먹을 수 있지만 처음 드시는 분이라면 처음에 약간 비리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건 아마도 게 특유의 향 때문인데요, 먹다보면 금새 고소하다고 느껴지고, 속은 든든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밑반찬은 김치 외에서 돌미역 무침과 톳무침이 나옵니다. 둘 다 바다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돌미역 무침이 압권입니다. 참깨와 함께 구수한 참기름 향이 미역의 싱싱함과 어우러져 그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




밑반찬을 내어주시던 해녀 분께서도 미역무침이 아주 맛있을 거라 귀 띰을 해주시면서 먹어보고 부족하면 더 준다고 하더군요. 진짜로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이나 더 달라고 해서 먹었습니다.



깅이죽에 얹어서 먹으니 더 기막힌 맛이.....



깅이죽도 하나도 남김없이 그리고 밑반찬까지 완벽하게 클리어~~!!


다른 요리들처럼 매일같이 먹고 싶은 음식은 아니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제주의 음식 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아주 오랜만에 깅이죽이 생각나서 들렀는데, 맛도 변함이 없고 해녀 분들의 깅이죽 예찬도 여전하고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요리라는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이곳 섭지 해녀의 집은 씨뷰가 아주 깡패 수준입니다. 창 너머도 한눈에 들어오는 성산일출봉의 풍경은 식당 내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으며, 밥을 먹다 고개만 들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뭐 풍경이 이럴진데 음식의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성산일출봉 인근, 그리고 섭지코지에서 떨어진 곳에는 소문난 맛집들이 제법 많이 생기고 있지만, 제주 특유의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으신 분은 이곳 섭지해녀의 집에 일부러라도 들러서 깅이죽 한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주 음식을 체험한다고 생각하면 뜻 깊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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