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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이남이 별세 소식에 너무 가슴 아파

by 광제 2010.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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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같이 걸었던 이남이의 가슴 아픈 소식

구수한 목소리, 어눌한 벙거지 모자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가수 이남이(본명 이창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덥수룩한 백발에 소탈한 콧수염의 모습으로 불과 1년 전, 제주올레 11코스가 개장하는 날이니 정확하게 14개월 전에 젊은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21km를 완주했는데, 그렇게 건강하셨던 분이 세상을 떠나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지난29일 오후2시, 폐암선고를 받은 후 2개월간 투병생활을 해오다 결국 숨을 거뒀는데요, 30년간 대중을 웃기고 울렸던 국민적 희극인이었던 故 이주일이 2002년에 62세의 나이로 폐암으로 투병 중 세상을 떠났던 아픔이 고스란히 떠올려 질 정도로 흡사합니다. 흡연에 의해 폐암을 선고 받고 투병생활을 해온 점, 그리고 세상을 떠난 비슷한 나이, 더욱이 대중과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었던 남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故 이주일은 투병생활을 하면서 금연운동을 활발하게 펼쳐 전국적인 금연열풍을 몰고 왔던 반면, 故 이남이는 조용히 병실에서 투병생활을 해왔던 것이 조금 다르다면 다른 점입니다.

직접 만나 악수까지 했던 몇 안되는 연예인 중 한사람이었던 故 이남이를 처음 본 것은 2008년 11월 30일, 늦가을의 싸늘한 바닷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제주도의 모슬포 해변이었습니다. 제주올레 11코스 개장행사를 하는 날입니다. 유명인들이 여럿 참가를 한다고 하여 당시로서는 가장 많은 천여 명의 올레꾼들이 모슬포의 하모 해수욕장으로 모였는데요, 웅성웅성 사람들 틈에 추워 보이는 낡은 점퍼차림으로 전혀 유명인이라고 느끼지 못할 너무나도 평범한 옆집아저씨 같은 한분이 끼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제주특유의 바닷바람에 얼굴을 찌푸릴 듯도 한데, 선한 눈매에 소탈한 웃음으로 올레꾼들이 내미는 손을 하나도 마다않고 꼬옥 쥐어 주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앳된 이미지가 풍겨나는 얼굴은 그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딘가 조금은 수척해 보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까지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될 것이라곤 전혀 알아채질 못했습니다. 전혀 뒤쳐짐이 없이 건강한 사람들과 나란히 중간 기착점인 ‘정난주 마리아 묘’에 도착하여 올레꾼들과 둘러 앉아 점심을 함께 하기도 하였습니다.

                     <<1천여 올레꾼들 앞에서 열창하고 있는 故 이남이의 1년전 모습>>

몇몇 유명인들이 함께 참가는 하였지만 유독 혼자만이 끝까지 완주한 故 이남이는 언제나 대중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나절 걸어 온 동안에도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대끼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결국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1천여 올레꾼들 앞에서 열정을 쏟아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불과 1년 전이었지만 수많은 대중 앞에서 그것도 서로서로 어깨를 걸치고 노래했던 마지막 순간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리에서 그는 그가 가장 자주 불렀던 '한동안 뜸했었지' 와 가수 이남이를 세상에 알린 명곡 '울고 싶어라' 를 목이 터져라 열창하기도하였습니다. 함께하는 동안에도 옆집 아저씨에게서 풍겼던 쾌쾌한 술 냄새와 가끔 헛기침을 할 때 찌든 담배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모든 사람, 서로가 거리낌 없이 어깨동무를 하는 것을 보니 그는 천상 보통사람이었던 것은 분명하였습니다.

흡연으로 인하여 폐암 진단을 받아 투병생활을 하던 중에도 주변사람들에게는 '담배는 끊기가 어려우니 아예 배우지 말라' 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하는데, 이제 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담배와 헤어지게 되어 속이 시원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오히려 죽음의 걱정이 없는 저 세상에서 마음 놓고 즐기실 건가요? 그건 맘대로 하셔도 좋으나 그곳에서도 변함없이 보통사람들과 함께 해주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세상과만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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