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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중국인 유학생, 우습게 보다 혼쭐난 사연

by 광제 201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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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인들과 같이 시내의 한 음식점에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적이 있었지요. 자주 가던 집이었는데, 전에는 보이지 않던 낯선 얼굴의 젊은이가 눈에 띠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쪼르르 달려와서는 주문을 받는데, 한국말이 어린애보다도 못한 수준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인 유학생임이 분명합니다. 잠시 후 이 학생으로부터 지인이 혼쭐이 날 줄은 꿈에도 모르고서 말입니다.


문제의 발단은 우리 일행에게 있었지요. 심부름을 하는 종업원이 중국인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나이가 어리게 보여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주문을 하는 과정에서 옆에서 보는 사람도 민망할 정도로 반말로 주문을 한 것입니다. 보는 시선들도 있고 하여, 그러지 말라고 눈치를 주었지만 말도 잘 못하는 중국인인데, 뭐가 그리 대수냐고 아랑곳 하지 않더군요. 중국인 학생이 의식하지나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었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의 바램 뿐, 떨어진 밑반찬을 추가 주문하는 과정에서 중국인학생이 폭발하고 만 것입니다. 주문하고 난 후 한 결 같이 언짢은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 말은 어눌하게 할지언정 반말은 알아듣는 것 같았는데, 계속해서 반말을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지요.

"야~! 여기...김치 더 가져와라~!"

이 말을 듣고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는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왜 반말 하세요... 내가 우습게 보여요?(어눌한 말투로)"

비록 어눌하기는 했지만 따져드는 말투는 강경했었고 눈빛 또한 잔뜩 힘이 들어가 있어 여차하면 멱살잡이라도 할 태세, 말을 잘 못하니, 우리가 하는 반말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반말을 사용한 지인은 예상치 못한 반응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카운터에서 이를 지켜보던 주인이 급하게 달려와 말려, 더 이상의 험한 꼴은 면했지만 강경하고 직설적인 성격을 가진 중국 학생에게 제대로 멱살잡이를 당할 뻔하였지요. 아니, 이정도만 해도 이미 이미지는 완전 구겨 버렸는데, 중국인이면서 어린 학생이라고 만만히 보다 큰 코 다친 격이지요.


요즘 시내의 잘나간다는 음식점에 가보면 조선족이나 중국인 종업원들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내국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를 지불하고도 사람을 쓸 수 있으니, 음식점에는 가능하면 이런 사람들을 앞 다퉈 데리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부쩍 늘어난 중국인 종업원......


거의 대부분의 중국인 종업원들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 알고 보니 한국의 대학에 유학을 온 중국인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의 제주시만 하더라도 4년제 대학교를 비롯하여 2~3년제 전문대학들이 즐비합니다. 지역적인 특성상 관광계열이 인기가 많은데, 이런 학과에 특히나 많은 중국인 학생들이 몰린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해도 이왕이면 몸이 깨끗하고 편한 일을 선호하는 추세인 반면 이들 중국인 학생들은 모두가 꺼려하는 음식점의 심부름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우선은 유학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돈벌이가 된다고 싶으면 악착같이 달려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거에 이웃나라인 일본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났을 때가 이러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인격은 국격에 비례하지 않다는 것 여실히 느낀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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