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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제주사람도 모르는 숨겨진 비경, 곤을동 해안

by 광제 201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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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에 사라져 버린 진짜 숨어있는 비경

본격적인 여름휴가시즌이 오기 전, 제주다운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 이곳을 슬그머니 다녀가시는 건 어떠한지요. 어느덧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조차도 따뜻하게 시원하게 느껴지는 계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어 더욱 눈길이 가는, 꼭꼭 숨겨져 있는 제주의 또 하나의 비경을 선사합니다.

그동안은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비경으로 제주시 애월읍의 한담해안로를 꼽아 왔지만 제주시내에서 불과 10분 거리의 지척에 이토록 아름다운 비경을 품고 있는 명소가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었네요.


제주시의 오현고등학교 정문에서 동쪽을 끼고 바다 쪽으로 난 길을 따라 바다 쪽으로 가다보면 비석 13기가 세워져 있는 비석거리를 만날 수 있답니다. 그곳에서 왼쪽 길로 살짝 들어서면 62년 전, 하루아침에 불에타 사라져 버려 흔적만 남아있는 곤을동 마을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이 곤을동 마을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500미터를 오솔길로 걸어 들어가면 제주시내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절경의 절벽지대가 턱 하니 눈앞에 나타납니다. 주로 제주도의 남쪽 지역인 서귀포에서 지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절리형태의 기암괴석이 하늘로 치솟아 있는 광경을 가까이서 보게 되는 곳입니다.



하늘로 치솟은 기암괴석이 명품

정겨운 오솔길은 찾아온 사람에게 주는 보너스

바다에서 하늘로 솟아있는 별도봉의 기암괴석도 장관이지만 무엇보다도 곤을동 마을까지 이어지는 500여 미터의 해안산책로가 너무나도 고운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산책길을 걷다 마주 오는 사람이 있으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비켜서야 할 정도로 좁다란 오솔길, 바다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은근히 시원하게 느껴지는 요즘, 잠시 시간을 내어 걸어보면 더없이 좋은 제주 최고의 숨겨진 비경인 곤을동 해안입니다. 

걷는 느낌이 좋은 오솔길


탄성이 절로 나오는 기암괴석




곤을동 마을에서 별도봉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지치면 쉬어 갈수 있는 평상이 이채롭습니다.

4.3 사건 당시 불에 타 사라진 마을 곤을동

22가구가 오손도손 살고 있었던 안곤을 마을의 형태는 지금도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집과 밭의 경계를 이루던 제주도식 돌담과 올레, 변소 자리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이 불에 타 사라진지 60년 만인 지난해 6월, 마을을 오랜 세월동안 덥고 있었던 잡목들과 잡초를 제거한 모습입니다.


700년 유서 깊은 마을이 하루아침에 불타 사라져

곤을동(坤乙洞)마을은 고려 충열왕 26년(서기 1300년)에 별도현에 속한 기록이 있듯이 마을이 형성된 지 7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마을입니다. 농사를 주로 했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 어업도 겸하면서 평화롭고 소박하게 살고 있던 마을이었습니다.

지금도 아물지 않고 있는 상처인 제주 4.3사건이 한참 진행되던 1949년 1월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고 가옥이 전소 되는 등 마을 전체 70여 가구가 초토화 되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마을이기도 합니다.


군인들에 의해 불타 사라진 마을곁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절묘하게 매치가 됩니다.

4.3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한 안곤을 22가구, 가운데 있던 가운뎃곤을에는 17가구, 밧곤을에 28가구 등 70여 가구가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국방경비대 제2연대 1개 소대가 곤을동을 포위한 것은 1949년 1월4일 오후 3~4시께 이어서 이들은 주민들을 전부 모이도록 한 다음, 젊은 사람 10여명을 바닷가로 끌고 가 학살하고 먼저 39가구를 불태워 없애 버립니다.

다음날인 1월5일에도 군인들은 인근 화북초등학교에 가뒀던 주민 일부를 화북동 동쪽 바닷가로 끌고 가 학살하고 나머지 28가구마저도 모두 불태워 초토화되기에 이릅니다. 그 후, 이 마을에는 인적이 끊기게 됩니다. 제주시 인근 해안마을이면서도 폐동돼 잃어버린 마을의 상징이 된 곤을동에는 지금도 집터, 올레(집과 마을길을 연결해주는 작은 길)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4.3의 아픔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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