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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직접 가본 한치잡이, 그 이색체험

by 광제 2009.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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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는 한치 피크, 직접 가본 현장
-초보자도 가능, 한치잡이 요령도 알려드립니다-

제주도 특산인 '한치'에 대해 아시나요? 싱싱하고 투명한 한치 한점에 초고추장을 묻혀 입에 넣을 때의 그 맛은 아마 한번쯤 느껴 보신 분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요즘 제주의 앞바다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가 떨어지기 전인 초저녁부터 항구에 정박중이던 어선들이 집어등을 매단 채 하나 둘 부지런히 바다로 출어를 나서는데, 대부분이 '한치잡이'를 나서는 배들입니다. 제주 앞바다의 한치 어장은 초여름부터 시작하여 초겨울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데, 시원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요즘이 가장 적기입니다.

오징어과에 속하는 한치는 제주도 연안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데, 요즘에는 육지부의 해안에서도 잡힌다고 하니 아마도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듯합니다. 생김새가 조그마하고 색이 투명하여 회로 먹어야 그 맛이 일품인 한치는 다리가 아주 짧은 것이 특징인데 그 길이가 한치(3cm)밖에 안된다 하여 한치라고 부른다는 설과 추운겨울바다에서도 잡힌다 하여 한치라고 부르게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한치는 수온에 따라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여 작황 정도의 차이가 심한데, 그 동안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 기온과 바다수온이 같이 내려가면서 덩달아 제주연안으로 한치가 몰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호황에 힘입어 그 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사먹기가 두려웠던 시민들도 kg당 1만원대로 가격이 떨어진 요즘에는 부담 없이 쫄깃한 입맛을 즐기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사먹는 한치 맛도 그만이지만, 제주도에서 살면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직접 잡은 싱싱한 한치를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것도 제주도라야 가능한 엄청난 매력이라 할 것입니다. 파도 넘실대는 바다한가운데서 금방 건져 올린 싱싱한 한치를 바닷물에 헹궈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환상적인 맛, 그 맛을 느끼러 배를 타고 제주앞바다로 나가보겠습니다. 또한 제주에서 한치 잡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들을 위한 요령알려 드리니 포스팅을 끝까지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붉은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시간, 바다로 향하는 한치잡이 어선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한 어선 한치잡이, 우선 한치잡이에 나서려면 몇 가지 준비해야할 사항들이 있는데,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치가 많이 잡히는 계절에는 특히 일교차가 큽니다. 낮에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다가도 밤이 되면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는데요, 바다위에서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합니다. 더욱이 밤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매서울 수 밖에 없는데요, 옷가지를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긴팔의 티셔츠를 입어야 하며 바람막이 계통의 점퍼꼭 준비해야 합니다. 의상은 한치의 먹물이 튕길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낡은 옷이면 좋습니다.

썬크림과 챙이 달린 모자꼭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밤인데 왠 썬크림에 챙 달린 모자냐구요? 한치잡이 어선에는 집어등이 있습니다. 배 한척당 수십개의 집어등이 강한 빛을 발산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한낮의 태양열보다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꼭 필요한 준비물인 것입니다.

배 멀미에 약하신 분들은 사전에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패치(귀밑에 붙이는)를 배를 타기 서 너 시간 전에 붙여 두어야 효과적으로 멀미에 대처할 수 있으며, 잡은 한치를 갖고 올 용기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치잡는 낚시와 요령 등은 배위에서 간단하고 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바다로 출항하는 한치잡이 어선들

이미 어둠이 내려 앉은 상태에서는 늦기 때문에 미리 배를 출항시켜 적당한 위치에 닻을 내리고 정박한 채 조업준비를 해야 합니다. 도구도 준비해야하고 낚시 요령에 대해서도 선주에게 간단한 강습을 받아야 합니다.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바다위에서 붉게 물든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뭍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한치잡이에 쓰일 유일한 도구입니다.
한치낚시에 쓰이는 인조미끼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 있고, 
낚시줄의 맨끝에 물의 흐름 정도에 따라 적당한 추를 매달고 바다에 던져 놓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가 떨어지기 전에도 한치가 잡히기도 하는데,
미리 던져 놓은 장비에 재수없게 걸려든 녀석입니다.

해가 떨어지는 찰나에 집어등이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즈음의 야경
멀리 제주시내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한라산의 모습도 어슴프레 들어옵니다. 



한치잡이 장비는 이렇게 가지런히 사용을 해야 낚시줄이 엉키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풀어서 바다위로 던져 놓은 낚시줄은 걷어 올리면서
이렇게 정리를 해둬야 재차 던져 넣을 때 차례대로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수십미터에 이르는 낚시줄은 인조미끼 그리고 무거운 추와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낚시줄을 풀어주다 보면 무거운 추가 바닷속 바닥에 닿는 듯한 감촉이 손에서 느껴지게 됩니다. 바로 그때 추가 바닥에 닿아 있으면 안되니까, 그상태에서 1~2m정도 끌어 올려줍니다. 이상태가 바로 배가 정박하고 있는 이 지점의 수심에서  한치잡이에 딱 알맞은 기준인 것입니다. 

앞으로 수 없이 던지고 걷어 올리기를 반복할것인데, 매번 수심을 잴 수 없기에 한번 맞춰 놓은 기준대로 낚시줄을 고정시켜 놓습니다. 그런 다음, 재차 던져 넣을 때는 고정시킨 부분, 전부를 던져 넣으면 되는 것입니다.

한치는 보통 바다위에서 흩어져 있다가 집어등을 밝히면 그 주변에 있던 한치들이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하는데, 이들을 인조 미끼로 유인해야 합니다. 생선모양을 한 인조 미끼에 한치녀석들이 달려들 때를 기다려 늦지 않게 걷어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에는 쉽지가 않습니다. 낚시줄을 잡고 가만히  있다보면 한치가 와서 덥썩 덥치는 느낌이 손에서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게 아주 예민하게 느껴지기 대문에 처음에는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몇번 하다보면 감이 오기 시작하는데, 인조미끼에 한치들을 유인하기 위하여 조금식 위 아래로 움직여 주는 것도 요령입니다.


주변에서 한치잡이에 열중인 어선들의 풍경도 볼만합니다.



어때세요? 정말 다리가 한치(3cm)밖에 안되나요? 제 눈에는 3cm는 넘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오늘 걷어 올린 한치들입니다. 이제 주인을 위해 희생할 시간이 임박해 오는데요^^
 
배를 타고 한치잡이에 나섰는데,
배위에서 먹는 한치맛을 느끼지 않고
그냥 간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뭍에서 먹는 한치맛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오묘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리와 몸통을 분리해낸
한치는 몸통의 껍질을 그림처럼 벗겨내고
가로 방향으로 알맞게 썰어주면 됩니다.
 
초고추장을 듬뿍 바르고 한입 가득 집어 넣은 한치맛은
세상 그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을 느낄수 있습니다.

 그리고 준비해간 야채에 한웅큼 얹어놓고
시원하게 들이키는 소주한잔,
평소에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도저히 한잔 안하고는 견디지 못하는 맛이 여기에 숨어 있습니다.


제주도 앞바다에서는 아주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10월 전까지는 계속하여 사면이 바다인 제주전체에 걸쳐 불야성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잡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많이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치는 예로부터 제주도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에 하나로 여겨져 왔으나 그 꼬들꼬들하고 담백한 맛, 그리고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 특이한 맛에 이제는 제주도민뿐만이 아니고 관광객, 그리고 일부러 한치맛을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 미식가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치로 할수 있는 요리로는 그냥 싱싱하게 먹을 수 있는 한치회를 비롯하여 한치물회, 한치회덮밥등 다양한 방법의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한치에는 단백질이 함양이 높고 성인병예방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 그리고 한치의 먹물은 항암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각광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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