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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원 들어 있는 아내의 지갑을 보고나니

아주 가끔은 아내의 지갑도 열어봐야 할까 봅니다. 아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준다는 이유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내의 지갑 속을 들여다 볼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는 이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애에게 혼쭐이 났습니다.

학교에서 돌아 온 딸이 갑자기 아빠의 지갑을 좀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옵니다. 뭔 일인가 궁금한 마음에 지갑을 내어줬더니, 지갑의 칸칸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와~아빠의 지갑 속에는 6만원이 들어있네..."

".......;;"

"근데 엄마지갑에는 왜 매일같이 돈이 없는 건데?"

"그래?"

알고 보니 문방구에 사야할 것이 있어 돈이 필요하다는 딸애를 자기에게는 돈이 없으니 아빠에게 달라 하라며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다는 엄마의 말이 믿기지 않았는지 엄마의 지갑을 열어보고는 정말로 돈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아빠인 저에게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딱히 정해진 금액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편의 지갑 속에 현금이 없으면 계좌에서 인출하여 항상 5~10만원은 채워놓는 아내입니다. 그런 후 간혹 소액이 필요하면 남편의 지갑에서 꺼내 쓰는데, 아내의 이런 행동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가정을 꾸려가면서 현금은 매일같이 쓰여 질게 분명한데 자신의 지갑 속에는 변변한 현금조차도 넣어두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헤프게 쓰여 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무분별한 지출을 방지하고 절제를 하기 위한 아내만의 방법이었습니다.

많은 불편이 따를 것이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아내의 뜻이 그러하니 어느덧 익숙해져 버린 패턴,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고 딸애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대체 지갑 속에 돈이 얼마나 있는 것일까. 마침 궁금하기도 하여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열어봤습니다.


조그마한 핸드백 속에 들어있는 지갑을 열어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눈을 씻고 아무리 찾아봐도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탈탈 털어야 나온 건 단돈 300원입니다. 신용카드와 현금카드 한 장씩 그리고 마트의 포인트 카드 한 장이 전부입니다. 털썩 주저앉아 한참동안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런 모습이 아내에게 들키기라도 할까봐 주섬주섬 집어넣었습니다.

결혼 후 지금까지 수년 동안을 별다른 불편 없이 살아 왔고, 그게 아내의 뜻이긴 했어도 막상 지폐 한 장 없는 아내의 지갑 속을 보니 여간 마음이 아리는 게 아닙니다. 아니 한편 초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더군다나 이제 초등학생인 딸애의 눈에도 텅 비어 있는 엄마의 지갑 속이 너무 초라해 보였는지 모릅니다.

변변치 못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남편의 지갑 속이 비어 있으면 많은 금액은 아니어도 곧잘 채워 넣으면서도 자신의 지갑 속에는 천 원짜리 한 장도 넣어 두질 않고 지내 왔었네요.

아무리 절제도 중요하지만 이제 커가는 애들에겐 용돈을 꺼내주는 엄마의 모습도 필요해 보입니다. 갖고 있는 6만원의 절반을 뚝 떼어 아내의 지갑 속에 넣어뒀습니다. 아내는 한참동안을 돈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겠지만, 행여 딸애가 텅 비어 있는 엄마의 지갑을 또 한 번 보게 된다면 어떠한 후환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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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드...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마눌님 지갑도 저 사진이랑 분위기 비슷합니다. 근데 울마눌님은 직장도 다닙니다. 차도몰고다닙니다. 후배들 밥도 맨날 삽니다. 한달에 카드값 60만원 좀 넘게 나옵니다. 요즘은 애들 과자사주는거 말고.. 현금이 거의 필요 없더군요..저는 한 2만원 밑으로 나오면 카드꺼내기가 뭐 한데..울 마눌님은 5000원짜리도 스스럼 없이 카드를 내밀더군요...ㅋㅋㅋ 뭐 그래도 3만원 들여서 귀여움받을 짓은 한 것같네요.. 비용대 효과 최고..~~

    2010.05.20 21:15
  3. 호빵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에 저 지갑이 진짜네 가짜네 하시는 분들 많은데,, 저런 지갑은 특별한 날 선물받았을 수도 있는거구요, 실제로 저희 어머님이나 아버님도 변변치 않은 살림이신데, 저희 자식들이 크고나서는 선물 좀 좋은걸로 사드릴려고 해요, 저 지갑이 진짜든 가짜든, 아내분은 알뜰하게 사실려고 하고 남편분이 그런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에 글을 쓴건데 지갑은 비싼거 들고다니면서 300원이 웬말이냐 라고 하시는 분들은 좀 어이없는 듯, 글쓴 분 신경쓰지 마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2010.05.20 21:40
  4. ㅋㅋㅋㅋ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문화상품권 나주지 ㅋㅋㅋㅋㅋㅋ 긁어서 도토리 충전하고 싶은 욕구가 막..

    2010.05.20 21:58
  5. 머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이해가 안되는데 꼮 인증샷을 찍어야하나요>?? ????????????/]
    왠지 자작극같아

    2010.05.20 22:36
  6. 지나가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 짝퉁이라면 상표법 위반 ㅊㅋ

    2010.05.20 23:03
  7. Hammer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오늘 아내의 지갑을 센타까봐야겠습니다.

    2010.05.21 00:06
  8. Favicon of http://ch76.co.kr BlogIcon 키다리아저씨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왕 넣어주시는거 6만원 다 넣어주시지 그러셨어요~~ *^^*

    2010.05.21 00:21
  9.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죠 ?
    은행 직불카드에 신용카드가 있는데 현금이 왜 필요할까요 ?
    뭘 말하고 싶은건지 이해할 수 없네요.
    요즘은 동네슈퍼에서도 신용카드 씁니다. 먹고 놀고 쓰는데 현금 전혀 필요없어요.
    자판기 커피 마시고, 담배 한값 사피는 남자들이야 현금이 필요할 지 몰라도, 스타벅스 커피 마시고, 호텔 라운지에서 와인 마시는데는 현금은 필요없어요.

    2010.05.21 00:45
  10. 옥여사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자체가 좀 이상해요 .

    그럼 벤츠타고 스포츠 클럽다니면서 명품쇼핑하고 지갑에 300원 있으면 알뜰한 사람인가요 ?

    아내분이 좀 전에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카드로 200만원어치 옷 사고 (12개월 무이자 할부 ) 50만원짜리 구두 사고 지갑에 300원만 남았을 수도 있잖아요 ㅋㅋ

    2010.05.21 03:29
  11. 흥부마눌 기가막혀..  수정/삭제  댓글쓰기

    &&똥인지&폴인지 그런지갑에 현금이 있을리가 없지요 카드한장이면 100만원짜리도 ..500만원짜리도 OK......
    글구 살림하구 자식 키우는사람이 애 학용품 사줄만한돈도 안가지구 있는게 자랑이여....아나~~떡이다

    2010.05.21 03:47
  12. 지나가던 사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가방과 지갑을 저님 아내분이 샀다는 확증이 있음?

    남한테서 선물 받은것 일수도 있고 아니면 남편분께서 아내분에게 선물해준것일수도 있고

    그리고 돈 아끼는 사람들은 무조건 꾸린것만 써야되나요?

    돈 아껴서 좋은거 사면 아주 그냥 사람 잡아먹겠네

    돈 아끼는 사람은 평생 좋은거 쓰면 안될듯

    그리고 저 글의 포인트는 저 지갑과 가방이 아닐텐데요?

    2010.05.21 04:02
    • 저도  수정/삭제

      그러게 말이에요 참 사람들 왜이렇게 못됐는지 몰라요 그냥 훈훈한 글인데 왜들그렇게 비꼬시는지 에휴

      2010.06.18 09:45
  13. 지나가던 사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100원 1000원은 무지하게 아끼면서도, 해외여행이나 명품백 그냥 지르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그러면서 본인은 매우 알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더라구요. ㅋㅋㅋ

    2010.05.21 05:10
  14. 그냥 화끈하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카드명세서 인증짤.. 한번 날려주시면... 상황 종료...

    2010.05.21 08:28
  15. 부러우면 지는거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콩달콩 사시는 게 참 부럽습니다.

    2010.05.21 10:11
  16. Favicon of https://ilovemytree.tistory.com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내와 따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감동의 쓰나미로 몰려오네요~~^^

    2010.05.21 10:29 신고
  17. 알 수 없는 사용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정도 사는 집 같네요'ㅡ' 명품 가방에 지갑이지만 ..
    그래도 돈을 헤푸게 쓰지 않기위해.. 아껴쓰는 어머니의 마음.
    딸도 그걸 보고 아껴쓰겟죠 ㅎㅎ

    2010.05.21 12:26
  18. 미친놈들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가슴 따뜻하게 보면되는거지 지갑이 얼마고 가방이 얼마고 그딴걸 따져서 모해
    진짜 똘아이 많은것 같애 -_-
    생각들좀 하고 살아라 저게 진짜인지 아닌지 니네가 알아?
    미친놈년들 아니야 -0-

    2010.05.21 12:52
  19. 헐 댓글 뭐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의 지갑을 채워주는 아내... 아내의 지갑을 채워주는 남편.... 정말 가슴 찡 했습니다.
    루이뷔똥이니 뭐니 그게 중요한가요? 서로를 생각하고 아껴주는 그 마음이 중요한거 아닌가요?
    현금대신 카드로 맘껏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평소 소비생활은 같이 살면서 보지 않나요?
    만약 파르르님의 아내분께서 그런 모습을 보이셨다면 과연 파르르님이 이런 글을 쓰셨을까요?
    아내를 생각하는 파르르님의 글을 보고 오래간만에 가슴 찡 했다가 댓글보고 어이가 없네요..........
    저는 인간관계 특히 가족관계는 믿음과 신뢰 사랑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평소에 서로를 믿지 못하기에 저러는 걸까 의심부터 하고 남 헐뜻기 바쁜 모습들이 안쓰럽기도 하네요....

    2010.08.22 01:26
  20. Favicon of https://hopeplanner.tistory.com BlogIcon hopeplanner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재미있게 참 잘 쓰시네요. ^^ 소소한 일상들이 참 정겹습니다.

    2010.12.08 23:51 신고
  21. Favicon of http://ㄴㅁㅇㄹㄴ.naver.com BlogIcon 늘느끼는건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블로그를 자주 들리는데 들릴 때마다

    내 일상을 반성하게 되고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2011.08.2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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